티에리의 이야기도 어느덧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맨처음 목표는 몽테뉴 귀족답게 오만하고 화려하면서 담대하달지, 배짱좋은 남자였는데...
플레이어가 말빨이 부족하고 소심한 탓에 그냥 방황하는 청소년 같은 남자 같아져버려서 약간 안습.
다만 기본적으로 따스하고 소박한 마음을-어떤 상황에서라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게 잘 표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루즈와의 인연은 로러가 터진 그 순간이 아니라 파티에서 파비오 몬다비와 루즈가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티에리가 나서지 않은 시점에서 끝이 난 게 아닐까 이제야 생각해본다. 차였을 때에야 자신이 그 얕은 꾀만 많고 허영심덩어리인 커티전에게 진심으로 반해 있었다는 걸 깨달은 이 바보가 용기를 내어 상대의 진심을 알아볼 기회는 그 때가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그치만 용기를 내지 못했고(찌질해!) 자신이 사랑한 여자를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되고 말았다. 물론 지인이고, 자각하고 있던 기간이래봐야 세 시간 정도에 불과할 만큼 짧은 사랑이라도 어쨌거나 사랑이었던 만큼 죽거나 다치거나 상처입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정말로 관계가 어떤 식으로든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잠깐 반짝 하고 생겨났던 그 씨앗은 망설이는 그순간 다시 시들어버린 게 아닐까. 객관적으로는 정말 때려주고 싶은 여잔데.. 왜 티에리가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플레이어도 잘 모르겠고요. 플레이어가 잘 모르겠다보니 차이기까지 하자 더 혼란스러워졌고요. 혼돈의 카오스에 빠져 있다보니 어느새 기회는 물건너 갔고요. 만약 마주해야 할 때가 오면 전처럼 연애놀이하는 느낌이 아니라 좀더 마음을 드러내서 뭐라고 할 수는 있을 거 같은데(플레이어가 담대모드로 모드를 전환해야 되겠지만) 그래도 이어지지는 않을 거 같고... 복잡한 와중이라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마음이 정리되면 "아, 내가 중2병일 때 좀 좋아했었던 애. 좀 가벼운 여자긴 하지만 반할 만한 점도 있었지."정도로 쿨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역시 몽테뉴랄까... 이 남자 내가 플레이어지만 지나치게 자아도취적인 거 아닌가? orz
그래도 저널을 써보지 않으면 마음을 정리할 수 없을 거 같네.. orz
쟝은.... 미래에 도대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라이벌... ㅇ<-< 얘는 사실 티에리가 어떻게 안 도와줘도 알아서 빠져나갈 거 같고요..(그 르베크 도르잖아..) 그렇지만 결자해지를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인생이 고달플 거 같고. 루즈와의 관계는 일단 되었다싶달까 어차피 과거 남자고 그냥 커티전이잖아... orz 티에리가 좀 상종 못할 정도로 바보 아니냐고 생각하긴 했겠다 ㅡ,ㅡ;; 아 진짜 티에리 바보 같아... orz
어쨌거나 심적인 빚이랄까... 이런 걸 깔고 있다. 그래서 바보 취급을 받든 뭘 어쨌든 간에 무사히 몽테뉴로 돌려보낸 뒤에 생각해보자(장과 루즈랑만 엮이면 티에리가 정말 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관계 문제는 뒤로 미루고 있다.
프렐은... 적일까? 아무튼 미스테리어스한 이 남자... 처음엔 이단심문관이라니 좀 떨떠름도 하고, 그다지 친하게 지낼 필요도 못 느꼈고... 그런데 저주 좀 풀겠다고 이상하고 위험한 퀘에 달려들었다가 이쪽하고 결국 부딪치게 되었고, 여자한테 눈돌아가서(...) 뻘짓하다가 수습하느라 더 크게 말렸는데... 그래서 으악 이남자 싫어! 라는 느낌이었다가... 생각할 수록 이상한 거지. 아니 왜 하필 나야? 게다가 이단심문관이 왜 이단이랑 거래를 해? 수하가 심하게 반발할 정도인 일을 굳이 하면서까지 얻으려는 게 뭐야? 보다체 귀족들의 이단행위를 밝히는 게 국왕암살미수범 붙잡는 것보다 중한 건가?
만약 달리 방법이 없으면 티에리는 몬다비 처단에 힘을 보태고 크리스를 어떻게든 풀려나게 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할 거 같다(로드즈 핸드가 무섭긴 하지만... 모 몽테뉴로 튀면 어떻게 안될까.. orz). 아다를 견제할 녀석이 얘밖에 없으니까...
어차피 퀘가 중요한 분위기가 아니었으므로 퀘를 직접 '파토낼' 것이냐, '파토날' 것이냐 정도의 차이는 있었을 거 같지만 아무튼 있는 그대로 퀘 달성하고 캠 끝~ 이런 분위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격은 없는데... 근데 역시 티에리 입장에서 보면 내가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한 거야... 라는 생각도 좀 들고... 이미 휘말렸으니까 어떻게든 한쪽을 선택하든 아니면 독자적인 입장을 선택하든 해서 이 악다구니 속을 헤쳐나가야 하는 건데..
티에리는 꽤나 즉흥적인 인간이라서 당장 어떤 상황이 닥치느냐에 따라 행동이나 기준이 바뀌는 바람에... 엄마의 복수를 하겠다는 목표가 있는데, 그 목표도 당장 눈앞에 안 보이니까 흔들린다기보다는 방법을 몰라서 방황한달까... 죽지 않고, 엄청난 문제 터트리지 않고 살아만 돌아가도 후계자 자리는 내꺼.. 그치만 그 뒤에 그 여자쪽 집안에서 가문에 대한 압박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건 어쩔 수 없지.. 그걸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문제인데.. 어쨌거나 당장의 일이 아니랄까... 여기서 밑밥이야 쌓을 수 있지만 몽테뉴는 멀잖아... 플레이어의 역량 한계야.. 몇 수 앞까지 읽는 거 따위 불가능해...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