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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새로 시작한 캠페인

아직 오프닝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음 장기캠이니까 ㅇㅅㅇ

첫 장기캠이고 마스터도 플레이어도... 나 빼고는 너무 레전드라서 살짝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은 재밌게 플레이 중이다. 오크에게 자란 인간 아이라는 컨셉이고, 룰은 디앤디4고 그런데 전투나 던저니어링보다는 일상 속의 드라마틱 알피에 치중. 게다가 플레이어가 적고 내가 끼기 전까지 1대1로 진행되었다는 것까지 포함해서 세션같은 느낌의 플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게 상황을 맞춰서 적당히 플레이한다는 게 아니라 개인에 대한 밀도가 높다는 거다. 무슨 세븐스시를 보는 것 같달까. 엉엉 언제 파티플하냐며. ;ㅁ;


재밌고 좋은 부분은 내 캐릭터 연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이는지 툭 터놓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거다. 내가 보는 내 캐는 객관적으로 보기도 힘들고, 또 나는 잘 패닉을 일으키니까 뭐랄까 내 캐 행동에 대해서만은 시각이 좁아진달까? 그런 부분이 있어서 여러 갈래로 생각을 잘 못하는데,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이렇게 보인다거나 저렇게 보인다거나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이미 저질러 놓은(...) 연기들 무의식적인 선언이나 반응에 대해서 이제까지의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의논하다보면 막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것도 알게 되고 또 앞으로의 알피를 어떻게 진행할지 같은 것에서도 새로운 관점? 같은 게 툭툭 나오는 게 좋다.

내캐든 남캐든 막 이렇게 보인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 좋다. 사실은 이부분은 터부? 같은 부분일 수도 있는 건데 나는 내캐에 그정도로 애정이 강력하지는 않고(...) 재미난 이야기+문제해결을 더 좋아하는 타입인지 이런 이야기를 해서 뭔가 이야기가 한겹 한겹 깊어져갈 때마다 넘 넘 좋다. 처음 구인글처럼 캐릭터 플레이에 대한 극한을 볼 수 있다는 느낌?


문제는.. 역시 내가 넘 내공이 후달린다는 거? 글쓰고 이야기 만드는 게 일이신 분들이랑 같을 수가 없을 거 같긴 한데, 플레이하는 중간에 이런식으로 보일 거라는 거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거라는 거 계산하고 짐작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아 진짜! 난 왜 플레이하면서 그런 생각을 못하냐구! 왜 거기까지 생각이 안 미쳐! 이씨! 하고 가끔 짜증과 자괴감이 든다는 게 좀 슬픔. 그게 더 잘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하고도 이어지지만. ㅇㅅㅇ 


그리고 조금 아쉬운 점을 뽑자면, 역시 중간 참여가 처음인데다가 지금 현재 중심 시나리오? 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중심적인 음모? 가 내 캐와 별개로 이미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겉돈다는 느낌이 아직 돈다는 거? 그리고 만약 파티에 끼어도, 피씨들끼리 쿵짝쿵짝하면서 퀘스트를 해결해나가는 그런 화기애애한 스토리는 진행되지 않을 거 같다는 거?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훨씬 뛰어나고 중심적인 엔피씨가 이미 바로 옆에 존재하기 때문에 아래에서부터 파티가 사소한 일을 맡아서 차츰차츰 음모에 가까워져서 어쩌구 하는 정석(?)적인 이야기를 하려면..... 엄 힘들 거 같다는 거? 알렉시아는 솔직히 '동료'라고 하기에는 레벨도 높고 이미 사건의 중심에 있어서 동등한 느낌이 들기 힘들거 같은데... 분명 내캐가 다가가고 레벨업할 기회가 생기겠지만... 어떻게 하면 동료라는 느낌을 얻을 수 있을까. ;ㅁ; 아우... 알렉시아의 일을 돕기엔 얘가 넘 사회적으로든 시트상으로든 쪼랩이라서 뭔가 서로서로의 목표를 돕는 그런게 언제나 가능할지 암담하고... 이미 저쪽은 음모의 한가운데야! 나만 차근차근 접근해야해! 누구 중간 개입 플레이어 더 끼어줘! ㅜ,ㅜ 쓸쓸하다구! 나와 같은 초보... 일 필요는 없지만 뭔가 최소한 캠에서라도 나와 같이 이야기에 중간 개입하는 초짜의 입장이 되어 함께 성장해가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 


 저번 캠이 파티플이긴 했지만 개인적 성향이 훨씬 큰 세븐스씨였던 것도 있고 내가 제대로 파티플을 해낸 적이 없어서(...) 동료애와 경쟁의식과 기타 화학작용이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파티플 이랄까 만나자 마자 왁자지껄 투닥거리면서 어느새 어깨동무를 하게 되는 그런 파티플에 대한 환상이.. ;ㅁ; 있었는데 여기서도 그 환상은 좀 힘들 거 같다는 거? 그래도! 노력할 테다!  누군가 플레이어가 새로 영입될 때까지 멋지진 않아도 어느 면에서는 의지를 할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다긔. ㅜ,ㅜ 아아 과연 그날이 오기는 하려나.